다바오 여행 — 두리안과 필리핀 남부

목차 14
필리핀 여행지를 검색하면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이 먼저 나옵니다. 다바오는 한참 뒤에 나옵니다. 관광지가 적어서가 아니라 가는 길이 한 번 더 꺾이기 때문입니다.
다바오는 민다나오섬 남동쪽의 도시입니다. 필리핀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시(市)이고, 인구로도 세 손가락 안에 듭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이름이 덜 알려진 이유, 그리고 실제로 가면 무엇이 다른지 정리했습니다.
먼저 확인할 것 — 여행경보
다바오 이야기를 하려면 이것부터 짚어야 합니다.
민다나오는 지역에 따라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가 다르게 지정되어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 단계인 것이 아니라, 도시와 주(州) 단위로 갈라져 있습니다. 다바오시와 민다나오 서부·남서부의 일부 지역은 단계가 서로 다릅니다.
출발 전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에서 "민다나오"를 검색해 현재 단계를 직접 확인하세요.
경보는 수시로 조정됩니다. 이 글에 단계를 적어 두면 그 순간부터 낡은 정보가 됩니다.
여행자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경보 단계 이상 지역은 보장에서 빠지는 약관이 흔합니다. 가입 전에 약관의 면책 조항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험 약관 읽는 법은 여행자보험 고르는 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가는 길
한국에서 다바오까지 직항이 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노선이 생겼다 없어졌다 해 왔습니다. 대부분은 이렇게 갑니다.
| 경로 | 대략 |
|---|---|
| 인천 → 마닐라 → 다바오 | 국내선 약 1시간 50분 |
| 인천 → 세부 → 다바오 | 국내선 약 1시간 |
환승이 끼면 국내선 수하물 규정이 국제선과 다르다는 점이 걸립니다. 국제선에서 23kg을 부쳤어도 국내선에서 초과 요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국내선 항공권을 따로 끊었다면 수하물도 따로 사야 합니다.
마닐라 환승은 터미널이 갈리는 경우가 있어 시간을 넉넉히 잡는 편이 낫습니다.
※ 노선·소요 시간은 계절과 항공사에 따라 바뀝니다. 예약 전에 최신 스케줄을 확인하세요.
두리안 — 다바오가 유명한 진짜 이유
다바오는 필리핀 두리안의 중심지입니다. 도시 한복판에 두리안만 파는 시장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제철은 대략 8월에서 10월 사이입니다. 이 시기에 값이 가장 내려가고 종류도 많아집니다. 철이 아닐 때도 팔지만 값이 오르고 냉동이 섞입니다.
품종 이름을 몇 개 알아 두면 고르기 쉽습니다.
- Puyat — 가장 흔합니다. 살이 두껍고 단맛이 강한 편
- Arancillo — 쓴맛이 덜하고 부드럽습니다. 처음 먹는 사람에게 권하는 쪽
- Duyaya, Chanee — 향이 진합니다
가게에서 잘라 달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열어 줍니다. 호텔 방으로 들고 들어가는 것은 대부분 금지입니다. 엘리베이터와 객실에 반입 금지 표시가 붙어 있는 곳이 많고, 항공기 반입도 안 됩니다. 냄새가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보나
필리핀 독수리 센터. 필리핀 국조인 필리핀 독수리를 보호·번식시키는 곳입니다. 야생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새라 사실상 여기가 유일한 기회입니다.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립니다.
사말섬(Island Garden City of Samal). 다바오 시내에서 배로 십여 분 거리에 있는 섬입니다. 당일치기도 되고 리조트에서 자고 오기도 합니다. 배는 자주 다니지만 파도가 있으면 시간이 밀립니다.
에덴 네이처 파크. 해발 900m쯤에 있어 시내보다 서늘합니다. 더위를 피하러 올라가는 곳입니다.
아포산. 필리핀에서 가장 높은 산(약 2,954m)입니다. 등반하려면 허가와 가이드가 필요하고 며칠이 걸립니다.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다바오 일정에 넣을 생각이라면 등반만 따로 사흘 이상을 잡아야 합니다.
시내에서 움직이기
다바오는 넓습니다. 시(市) 면적이 서울의 네 배가 넘습니다. 그래서 "다바오 시내"라고 해도 목적지끼리 한 시간씩 떨어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 택시 — 미터가 비교적 잘 지켜지는 편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그래도 탈 때 미터를 켜는지 확인하는 습관은 그대로입니다.
- 지프니 — 노선이 촘촘합니다. 다만 노선 표기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 차량 호출 앱 — 잡히긴 하지만 시간대에 따라 대기가 깁니다.
- 트라이시클 — 시내 중심부보다 외곽에서 주로 씁니다.
공항에서 시내 중심까지는 차로 20~30분 정도입니다. 짐이 있으면 택시나 호출 차량이 편합니다. 지프니 타는 법은 지프니 노선·요금 정리에, 트라이시클 흥정은 트라이시클 요금 정하는 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 소요 시간은 시간대에 따라 두 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먹을 것
두리안 말고도 다바오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 포멜로(수하) — 자몽보다 크고 단맛이 강한 감귤류입니다. 다바오 주변이 산지입니다.
- 망고스틴 — 두리안과 철이 겹칩니다. "과일의 여왕"이라 불리는 쪽입니다.
- 참치 — 다바오 남쪽 제너럴산토스가 참치 항구라 회와 구이가 흔하고 값이 싼 편입니다.
- 키니라우(kinilaw) — 생선을 식초와 감귤류에 절인 필리핀식 회무침입니다. 항구 도시라 이걸 제대로 하는 집이 많습니다.
시장에서 사서 그 자리에서 손질해 달라고 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값은 무게로 정해지므로 저울 눈금을 같이 보는 게 좋습니다.
어디에 묵나
숙소는 대체로 세 군데로 갈립니다.
| 지역 | 성격 |
|---|---|
| 시내 중심(다운타운) | 시장·식당이 가깝고 값이 쌉니다. 대신 밤에 어수선한 구역이 섞여 있습니다 |
| 라나 지구 등 상업지 | 호텔과 몰이 모여 있습니다. 이동이 편하고 값이 중간입니다 |
| 사말섬 | 리조트 위주. 조용하지만 시내로 나오려면 배를 타야 합니다 |
처음 가는 경우라면 몰이 가까운 상업지 쪽이 무난합니다. 밤에 돌아다닐 계획이 있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숙소 예약 전 확인할 것은 저가 숙소 체크리스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흘 일정으로 짠다면
무리 없이 도는 순서로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1일차 — 도착, 숙소 정리, 저녁에 두리안 시장. 첫날은 이동만으로 반나절이 갑니다.
2일차 — 오전 필리핀 독수리 센터, 오후 에덴 네이처 파크. 둘 다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 하루를 통째로 씁니다.
3일차 — 사말섬 당일치기. 배 시간을 앞뒤로 넉넉히 잡습니다.
아포산을 넣으려면 여기에 사흘을 더 붙여야 합니다. 당일 코스가 아닙니다.
도시가 조용한 이유
다바오에 가면 다른 필리핀 도시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조례가 촘촘한 편입니다.
- 금연 조례가 강합니다. 실내는 물론 공공장소 대부분에서 금지이고, 단속이 실제로 이루어집니다.
- 속도 제한이 낮게 설정된 구간이 많습니다.
- 심야 소음 규제가 있습니다. 밤늦게까지 시끄러운 거리를 기대하면 어긋납니다.
여행자에게는 대체로 편한 방향입니다. 다만 담배를 피운다면 지정 장소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 조례 내용과 단속 강도는 바뀔 수 있습니다.
날씨
다바오는 필리핀에서 태풍이 가장 적게 지나가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위도가 낮아 태풍 경로에서 대체로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태풍이 없다는 뜻은 아니고, 비는 연중 고르게 옵니다.
한국 여행자 입장에서는 "우기·건기가 뚜렷한 마닐라·클락과 달리 계절 구분이 흐릿하다" 정도로 보면 맞습니다. 지역별 우기 차이는 필리핀 우기 기간에 월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바오라는 이름
지명을 알아 두면 지도가 읽힙니다. 다바오는 하나가 아닙니다.
- 다바오시(Davao City) —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곳. 행정구역상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시입니다.
- 다바오델수르, 다바오델노르테, 다바오오리엔탈 등 — 다바오시를 둘러싼 여러 주(州)들입니다.
항공권이나 숙소를 검색할 때 "Davao"만 넣으면 주 단위 결과가 섞여 나옵니다. 공항 코드 DVO로 검색하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또 하나. 현지에서는 다바오 사람을 Dabawenyo라고 부릅니다. 쓸 일은 많지 않지만 간판이나 안내문에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언제 가면 좋은가
| 시기 | 특징 |
|---|---|
| 8~10월 | 두리안 철. 값이 내려가고 종류가 많습니다 |
| 8월 셋째 주 전후 | 카다야완 축제. 도시 전체가 붐빕니다. 숙소를 미리 잡아야 합니다 |
| 12~2월 | 비교적 선선한 편. 축제철은 아닙니다 |
카다야완(Kadayawan)은 다바오에서 가장 큰 축제입니다. 수확과 원주민 문화를 기리는 행사로, 퍼레이드와 시장이 도시 곳곳에서 열립니다. 이 시기에 가면 볼거리가 많지만 숙소값이 오르고 방이 빨리 찹니다.
※ 축제 일정은 해마다 조금씩 조정됩니다. 다바오시 공식 공지로 확인하세요.
이런 사람에게 맞습니다
- 해변보다 도시와 시장, 먹을 것에 관심이 있는 경우
- 관광객이 덜 몰리는 곳을 좋아하는 경우
- 두리안 철(대략 8~10월)에 일정을 맞출 수 있는 경우
반대로 화이트비치 같은 해변이 목적이라면 보라카이나 팔라완이 낫습니다. 다바오의 해변은 사말섬 쪽에 있고, 그것도 "필리핀 최고"라 부를 만한 급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바오는 바다로 가는 도시가 아닙니다.
정리
- 민다나오는 지역마다 여행경보 단계가 다릅니다. 출발 전 외교부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 한국에서 직항이 늘 있지는 않습니다. 마닐라나 세부 환승이 기본이고, 국내선 수하물 규정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두리안 철은 대략 8~10월. 호텔·항공기 반입은 대개 금지입니다.
- 조례가 촘촘해 다른 필리핀 도시보다 조용한 편입니다.
※ 요금·노선·조례·경보 단계는 모두 바뀝니다. 이 글은 판단의 틀이고, 숫자는 출발 직전에 다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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