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갓 침수로 막힌 마닐라·클락 육로

목차 6
마닐라공항에서 클락까지는 보통 두 시간 안팎입니다. 2026년 8월 30일에는 다섯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전 11시에 출발해 오후 4시에 도착했습니다.
사고도, 태풍도 아니었습니다. 하바갓(habagat, 남서 몬순) 비였습니다. 태풍처럼 이름이 붙고 신호가 발령되는 것이 아니라, 며칠씩 이어지는 계절풍 비입니다. 그래서 "오늘 태풍 없네"라고 확인하고 출발해도 이런 날을 만납니다.
이 글은 그날 실제로 본 것과, 나중에 확인한 사실을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
⚠️ 이 글은 특정 날짜의 기록입니다. 도로 상황은 매일 바뀝니다. 아래 지명과 패턴은 참고용이고, 실제 이동 전에는 반드시 당일 교통·기상 정보를 직접 확인하세요.
어디에서 막혔나 — 산시몬·아팔릿 구간
막힌 곳은 NLEX(북부 루손 고속도로) 산시몬·아팔릿(San Simon·Apalit) 일대였습니다. 팜팡가주 산페르난도에서 남쪽으로 대략 7km쯤 앞입니다. 마닐라에서 클락으로 북상할 때 거의 다 왔다 싶은 지점입니다.

이 구간은 처음이 아닙니다. 산시몬 침수로 NLEX가 10km 넘게 정체됐다는 기사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팜팡가강이 넘치면 이 일대가 먼저 잠깁니다. 여기에 만조가 겹치면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2026년 8월 말에는 팜팡가·불라칸 여러 지역에 호우 경보가 걸렸고, 칼룸핏 같은 곳은 도로가 통째로 잠겨 배로 다녀야 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즉 그날 고속도로 침수는 그 지역 전체가 물에 잠긴 흐름의 일부였습니다.
왜 다섯 시간이 되나 — 완전히 막혀서가 아니다
의외인 지점이 여기입니다. 도로가 통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차는 계속 움직였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냐면 이렇습니다.
- 편도 여러 차선 중 바깥쪽 한두 차선만 잠깁니다. 지대가 낮은 쪽부터 물이 찹니다.
- 승용차는 물을 피해 마른 차선으로 몰립니다. 세 차선이 한 차선이 됩니다.
- 차고가 높은 트럭·버스만 물에 잠긴 차선으로 지나갑니다.
- 그 병목이 몇 킬로미터씩 뒤로 밀립니다.
완전히 막히는 것보다 이쪽이 더 오래 걸릴 때가 많습니다. 통제되면 우회로 안내가 나오지만, "지나갈 수는 있는" 상태에서는 모두가 그 한 차선으로 들어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이게 더 나쁘게 작동합니다. 일반 도로라면 옆길로 빠질 수 있지만, 고속도로는 다음 출구까지 갇힙니다. 산시몬에서 막히면 앞뒤로 몇 킬로미터가 그대로 줄이 됩니다. 지도 앱이 우회로를 제안해도, 이미 본선 한가운데라면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출발 전에 확인하는 것과 출발한 뒤에 확인하는 것은 값이 완전히 다릅니다. 톨게이트를 지나기 전이라면 국도(맥아더 하이웨이)로 돌아가는 판단이 가능하지만, 다만 그날처럼 하바갓 비가 며칠 이어진 상황에서는 국도 쪽이 먼저 잠겨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실제로 그날 불라칸 구간에서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함께 통행에 지장을 받았습니다. 우회로가 늘 답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현장은 방치돼 있지 않았다
물이 찬 구간에는 모래주머니와 방수포로 물길을 막아 둔 곳이 있었고, 형광 우비를 입은 작업자들이 물속에 서서 콘을 놓고 차량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들이 말해 주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 구간이 예상된 지점이라는 것 — 모래주머니는 물이 찬 뒤에 급히 쌓을 수 있는 양이 아닙니다. 다른 하나는 그래도 시간은 걸린다는 것입니다. 대응이 있어도 병목 자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준비하나
출발 전 — 확인할 것 세 가지
| 확인 | 어디서 | 왜 |
|---|---|---|
| 하바갓·호우 경보 | 필리핀 기상청(PAGASA) 발표 | 태풍 유무만 보면 놓칩니다. 하바갓은 별도로 봅니다 |
| 해당 구간 실시간 상황 | NLEX 운영사 공식 채널, 지도 앱의 실시간 교통 | 잠긴 구간은 지도에 정체로 먼저 드러납니다 |
| 만조 시각 | 조위 정보 | 강물이 안 빠지는 시간대가 겹치면 더 오래갑니다 |
일정 — 여유를 어디에 두나
- 비행기를 타러 가는 방향이 훨씬 위험합니다. 클락으로 들어올 때 늦으면 체크인이 밀릴 뿐이지만, 마닐라공항으로 나갈 때 막히면 비행기를 놓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쪽에 여유를 몰아 두는 것이 맞습니다.
- 우기에 마닐라공항에서 국제선을 타야 한다면, 전날 공항 근처에서 하루 자는 선택이 과한 대비가 아닙니다.
- 밴이나 차량을 예약할 때 "몇 시 도착"이 아니라 "몇 시 출발"로 잡으십시오. 도착 시각을 약속하는 견적은 이런 날 지켜지지 않습니다.
차 안에서 — 다섯 시간을 견디는 준비
- 물과 간단한 먹을 것. 고속도로 위에서 멈춰 있으면 휴게소에 못 갑니다.
- 화장실. 이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출발 전에 해결하고, 중간 휴게소를 그냥 지나치지 마십시오.
- 휴대폰 보조배터리. 지도와 연락에 계속 씁니다.
- 연료. 정체 중에도 에어컨 때문에 계속 소모됩니다. 우기에 장거리를 뛸 때는 절반 아래로 내려가기 전에 채우는 편이 낫습니다.
침수 구간을 직접 운전한다면
렌터카나 자차로 이동 중이라면 판단이 하나 더 붙습니다.
- 수심을 눈으로 재지 마십시오. 앞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판단합니다. 승용차가 지나가는 깊이면 대체로 갑니다. 트럭만 지나가고 있으면 들어가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지나갑니다. 빠르게 들어가면 물이 엔진 쪽으로 밀려 올라갑니다.
- 물을 지난 뒤에는 브레이크를 몇 번 가볍게 밟아 말립니다.
- 시동이 꺼지면 다시 걸지 마십시오. 물을 마신 상태에서 재시동을 걸면 손상이 커집니다.
⚠️ 위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요령입니다. 차종과 상황에 따라 다르고, 이 글은 정비·안전에 관한 전문적 조언이 아닙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들어가지 말고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쪽을 권합니다.
우기에 이 구간을 지날 사람에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하바갓은 태풍과 별개입니다. 태풍이 없어도 며칠씩 비가 옵니다. 우기(대체로 6월~11월)에는 이걸 기본값으로 두십시오.
- 산시몬·아팔릿 일대는 되풀이되는 지점입니다. 팜팡가강과 만조가 겹치면 먼저 잠깁니다.
- 완전히 막히지 않아도 다섯 시간이 됩니다. 한 차선으로 몰리는 병목이 원인입니다.
- 나가는 일정에 여유를 두십시오. 들어오는 지연은 회복되지만 나가는 지연은 회복되지 않습니다.
필리핀의 우기가 언제이고 어느 시기에 가는 게 나은지는 필리핀 날씨와 우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클락공항이 마닐라공항과 어떻게 다른지는 클락 국제공항(CRK), 마닐라공항 터미널 구조는 NAIA 터미널 정리에 있습니다. 같은 분류의 다른 글은 교통 분류에 모여 있습니다.

날씨는 못 고릅니다. 고를 수 있는 것은 언제 출발할지와, 얼마나 여유를 둘지뿐입니다.
본 사이트의 정보는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현지 규정과 물가는 수시로 변동됩니다. 중요한 결정 전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