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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드레드 아일랜드 — 클락에서 다녀오는 섬 123개

헌드레드 아일랜드 — 클락에서 다녀오는 섬 123개
헌드레드 아일랜드의 섬과 라군 (직접 촬영)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면 주말이 통째로 비는데, 매번 멀리 가기는 부담스럽습니다. 세부나 보라카이는 비행기를 타야 하고, 팔라완은 2박 3일은 잡아야 하죠.

헌드레드 아일랜드(Hundred Islands National Park) 는 그 중간쯤에 있는 선택지입니다. 클락에서 차로 3~4시간, 아침에 출발해 저녁에 돌아올 수 있고, 비행기가 필요 없습니다. 이름 그대로 섬이 백 개 넘게 흩어져 있는 국립공원이라 배를 타고 섬 사이를 도는 것 자체가 코스가 됩니다.

얼마 전 직접 다녀왔습니다. 이 글의 사진은 전부 그때 찍은 것이고, 요금과 동선도 실제로 겪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섬과 라군
섬 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라군 (직접 촬영)

어디에 있고, 클락에서 어떻게 가나

행정구역상 판가시난주 알라미노스시(Alaminos City, Pangasinan) 이고, 배가 뜨는 곳은 루캅 선착장(Lucap Wharf) 입니다.

클락에서는 북쪽으로 대략 160km 남짓입니다. SCTEX → TPLEX 고속도로를 타고 로살레스에서 빠져 알라미노스로 들어가는 길이 일반적이고, 차로 3~4시간 정도 봅니다. 길이 막히거나 중간에 쉬면 더 걸립니다.

방법특징
차량 대여(기사 포함)인원이 4명 이상이면 가장 편합니다. 선착장까지 바로
밴 대절단체라면 1인당 비용이 크게 떨어집니다
버스저렴하지만 환승이 필요하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 새벽에 출발하는 편이 좋습니다. 배는 오후 늦게까지 운항하지 않고, 늦게 도착하면 섬을 한두 곳밖에 못 봅니다.

요금 — 배는 따로, 입장료도 따로

여기가 처음 가는 사람이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입장료와 배 삯이 별개입니다.

1인당 등록비

구분금액내역
당일₱120환경세 80 + 입장료 30 + 긴급기금 10
1박₱200환경세 160 + 입장료 30 + 긴급기금 10

만 5세 이하는 무료이고, 고령자·장애인·판가시난 주민은 환경세에 20% 할인이 적용됩니다.

배 대여료 (당일 기준)

배 크기정원3개 섬종일
소형1~5명₱1,400₱1,600
중형6~10명₱1,800₱2,000
대형11~15명₱2,000₱2,400

배 값은 인원이 아니라 배 한 척 기준입니다. 그래서 인원이 많을수록 1인당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5명이 소형을 빌리면 1인당 320페소지만, 10명이 중형을 빌리면 200페소입니다.

그 밖에

항목금액
구명조끼₱50
스노클₱150
쓰레기 보증금₱200 (그룹당, 반환)
⚠️ 금액은 바뀝니다. 위 숫자는 2026년 기준으로 확인한 것이지만, 요금표는 수시로 조정됩니다. 루캅 선착장의 관광안내소(Tourism Office)에서 최종 확인하십시오. 이곳은 시청이 요금을 통제해서 호객이나 웃돈이 거의 없습니다 — 안내소를 거치면 바가지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선착장에 정박한 방카 배들
루캅 선착장의 방카(banca) 배들 (직접 촬영)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나

배를 빌리면 선장이 코스를 안내합니다. 종일권이면 보통 서너 곳을 도는데, 대략 이런 흐름입니다.

① 선착장 등록 (30분~1시간)

관광안내소에서 인원을 등록하고 배를 배정받습니다. 주말이나 성수기엔 줄이 깁니다. 구명조끼는 여기서 빌립니다.

② 첫 섬으로 이동 (20~30분)

배가 섬 사이를 빠져나갑니다. 물이 얕은 구간은 바닥이 비쳐 보일 만큼 맑습니다.

배에서 본 섬과 구름다리
섬과 섬을 잇는 구름다리 (직접 촬영)

③ 섬 상륙 — 전망대·구름다리

큰 섬에는 계단으로 오르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올라가면 섬들이 흩어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섬과 섬을 잇는 구름다리도 있습니다.

④ 동굴·수영

바위섬 안쪽에 물이 고인 동굴이 있어 들어가 수영할 수 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야 하고, 안이 어두워 발밑을 조심해야 합니다. 물빛이 형광 초록으로 보이는데, 바깥 햇빛이 물 아래 틈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동굴 안 물웅덩이로 내려가는 사다리
동굴 안으로 내려가는 사다리와 초록빛 물 (직접 촬영)
사다리가 좁아 한 번에 한 명씩 내려갑니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줄을 서야 합니다.

⑤ 점심

섬에 식당이 있는 곳도 있지만 선택지가 좁습니다. 도시락을 싸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⑥ 복귀 (오후)

늦어도 오후에는 선착장으로 돌아옵니다.

섬 사이의 넓은 바다
섬 구간을 벗어나면 이런 바다가 이어집니다 (직접 촬영)

가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물놀이 신발을 꼭 챙기세요. 섬 대부분이 모래가 아니라 바위와 죽은 산호입니다. 맨발이나 슬리퍼로는 발을 다치기 쉽습니다.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늘이 거의 없습니다. 배 위에도 섬 위에도 햇빛을 피할 데가 별로 없습니다. 모자·선크림·긴팔 래시가드를 챙기는 편이 낫습니다.

현금을 넉넉히. 선착장과 섬에는 카드가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고 ATM도 마땅치 않습니다. 등록비·배 삯·장비 대여·식비를 합쳐 넉넉히 들고 가십시오.

섬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전망대가 있는 섬, 동굴이 있는 섬, 그냥 물놀이하기 좋은 섬이 따로입니다. 배를 빌릴 때 선장에게 "전망대와 동굴을 넣어 달라" 고 말해두면 코스를 그렇게 잡아줍니다.

방수 주머니가 유용합니다. 배에서 섬으로 내릴 때 물에 젖는 구간이 있어서, 휴대폰은 방수 주머니에 넣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학연수생에게 어떤가

좋은 점

  • 비행기가 필요 없습니다. 클락·바기오·마닐라 쪽에서 당일치기가 됩니다
  • 인원이 많을수록 싸집니다. 배 값이 인원이 아니라 척당이라 6~10명이 모이면 1인당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 요금이 시청 관리라 흥정할 일이 없습니다

아쉬운 점

  • 모래사장을 기대하면 실망합니다. 보라카이 같은 백사장이 아니라 바위섬 지형입니다
  • 이동 시간이 편도 3~4시간이라 당일치기면 하루가 꽉 찹니다
  • 우기(대략 6~10월)에는 파도 때문에 배가 안 뜨는 날이 있습니다
선착장 옆 분재·암석 정원
선착장 옆에 섬들을 축소해 만든 정원이 있습니다 (직접 촬영)

자주 묻는 질문

Q. 수영을 못해도 갈 수 있나요?

네. 구명조끼를 빌려 입으면 됩니다(₱50). 섬에 올라 전망대만 보고 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만 동굴 수영은 깊이가 있어 자신 없으면 위에서 보는 편이 낫습니다.

Q. 하루면 충분한가요?

당일치기로 서너 섬을 도는 게 일반적입니다. 더 여유 있게 보고 싶으면 알라미노스나 섬에서 1박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등록비가 ₱200으로 올라갑니다).

Q. 몇 명이 가는 게 좋나요?

6~10명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중형 배 한 척(₱2,000)을 나눠 내면 1인당 200페소이고, 여기에 등록비 120페소를 더해도 배·입장료 합쳐 320페소 선입니다.

Q. 언제 가는 게 좋나요?

건기인 12~5월이 파도가 잔잔하고 배가 안 뜨는 날이 적습니다. 우기에도 갈 수는 있지만 당일 날씨에 따라 운항이 취소될 수 있으니, 출발 전 현지 날씨를 확인하십시오.

Q. 짐은 어디에 두나요?

배에 두고 섬에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중품은 방수 주머니에 넣어 몸에 지니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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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백 개가 넘는다고 해서 다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전망대 하나 올라가 보고, 동굴에서 한 번 수영하고, 배 위에서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채워집니다. 평일에 공부하고 주말에 이런 곳을 다녀올 수 있다는 게, 필리핀에서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본 사이트의 정보는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현지 규정과 물가는 수시로 변동됩니다. 중요한 결정 전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