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글로

필리핀 커피 원두, 무엇을 사 오나

필리핀 커피 원두, 무엇을 사 오나
카페 나무 테이블 위의 테이크아웃 아이스 커피 (사진: Pexels)
목차 8
  1. 필리핀은 원래 커피가 나는 나라입니다
  2. 품종 네 가지 — 바라코가 왜 따로 취급되나
  3. 3in1 믹스가 왜 그렇게 강한가
  4. 어디서 사나 — 판매처 네 종류의 성격
  5. 봉지에서 무엇을 보나 — 고르는 기준 여섯 가지
  6. 사 온 다음 — 반입과 보관
  7. 선물 조합을 짠다면
  8. 자주 묻는 것

기념품 고민의 끝은 대개 먹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커피 원두는 가볍고, 부피가 작고,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물건입니다. 문제는 어디서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글은 카페에서 마시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서 가져오는 쪽을 다룹니다. 어떤 원두가 나는 나라인지, 무엇을 보고 고르는지, 사 온 다음에 무엇을 조심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현지 카페를 고르는 기준은 필리핀 커피 문화와 카페 쪽에 따로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브랜드나 매장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고르는 기준만 적습니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고, 매장 사정은 수시로 바뀝니다.

필리핀은 원래 커피가 나는 나라입니다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필리핀은 세계적으로 드물게 상업 커피 4대 종을 모두 재배하는 나라입니다. 아라비카, 로부스타, 엑셀사, 그리고 리베리카가 다 자랍니다.

역사도 깁니다. 19세기에는 상당한 규모의 커피 수출국이었다가, 커피 녹병이 산지를 훑고 지나가면서 산업이 무너졌습니다. 지금 유통되는 필리핀 원두의 상당 부분은 그 이후 다시 살아난 소규모 산지에서 나옵니다.

주요 산지를 지역으로 묶으면 이렇습니다.

지역성격
벤게트·코르디예라 (루손 북부 산악)고지대 아라비카의 대표 산지. 바기오 일대에서 이 이름을 자주 봅니다
사가다 (마운틴 프로빈스)소량 생산되는 고지대 아라비카. 이름값이 붙습니다
카비테·바탕가스 (루손 남부)바라코(리베리카) 의 본거지
부키드논·다바오 (민다나오)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함께 납니다. 규모가 큽니다
술탄 쿠다랏 등로부스타 중심. 인스턴트 원료로 많이 갑니다

여기서 실용적인 결론 하나. 봉지에 "Benguet", "Sagada", "Mt. Apo", "Bukidnon", "Cavite" 같은 지명이 적혀 있는지를 보십시오. 지명이 적혀 있다는 것은 최소한 산지를 밝힐 만한 물건이라는 뜻입니다. 아무 지명 없이 "Philippine Coffee"라고만 적힌 것보다 정보가 많습니다.

품종 네 가지 — 바라코가 왜 따로 취급되나

아라비카 (Arabica)

고지대에서 자랍니다. 산미가 있고 향이 다양합니다. 한국에서 마시던 스페셜티 커피와 가장 비슷한 결이라 선물용으로 무난합니다. 벤게트·사가다·민다나오 고산지대 것이 여기 해당합니다.

로부스타 (Robusta)

저지대에서 잘 자라고 카페인이 높습니다. 쓴맛이 강하고 바디가 묵직합니다. 인스턴트와 블렌드 원료로 많이 쓰입니다. 저렴합니다.

엑셀사 (Excelsa)

생산량이 적습니다. 블렌드에 섞어 복합적인 맛을 내는 용도로 쓰입니다.

리베리카 = 바라코 (Barako)

필리핀 커피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 콩 자체가 큽니다. 다른 품종과 나란히 놓으면 눈에 띌 정도입니다.
  • 향이 강하고 독특합니다. 나무 향, 꽃 향, 약간의 스모키함이 섞여 있다고들 표현합니다.
  • "바라코"는 원래 '수퇘지', 나아가 '사내다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강한 커피라는 이미지가 붙어 있습니다.
  • 세계적으로 리베리카 생산은 아주 적습니다. 그래서 "필리핀에서만 사 올 만한 것" 이라는 성격이 분명합니다.

다만 호불호가 갈립니다. 향이 워낙 개성이 강해서 처음 마시는 사람이 낯설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물이라면 받을 사람의 취향을 생각하십시오. 커피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선물이고,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사람에게는 애매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시장에서 "바라코"라는 이름은 품종이 아니라 '진하게 볶은 커피'라는 뜻으로 느슨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리베리카 품종을 원한다면 봉지에 Liberica라고 적혀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3in1 믹스가 왜 그렇게 강한가

원두 매대를 찾다 보면 먼저 마주치는 것이 있습니다. 벽 하나를 채운 3in1 스틱 커피입니다. 커피·설탕·크리머가 한 봉지에 들어 있는 그것입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 낱개로 살 수 있습니다. 동네 가게(사리사리 스토어)에서 한 봉지씩 팝니다. 큰 통을 한 번에 사는 것보다 부담이 적습니다. 이건 커피만이 아니라 샴푸·조미료까지 걸친 소포장 판매 문화의 일부입니다.
  • 장비가 필요 없습니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됩니다.
  • 더운 나라의 단맛 취향과 맞습니다. 달고 진한 한 잔이 기본값입니다.
  • 가격이 압도적으로 쌉니다.

그래서 생기는 인상. 필리핀 사람들이 커피를 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시는 형태가 다릅니다. 원두 시장은 그 위에 따로 얹혀 있는 층이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선물로 3in1은 어떤가. 진지한 커피 선물로는 약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나눠 줄 사무실용으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부피가 작고 개수가 많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십시오. 편의점과 마트의 물건값 감각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비교에 정리돼 있습니다.

어디서 사나 — 판매처 네 종류의 성격

판매처가격신선도·정보성격
공항 면세·기념품점가장 비쌈로스팅 날짜 불명인 경우 많음시간 없을 때의 마지막 선택
대형 마트 커피 코너중간표기가 비교적 정확가장 무난. 종류도 많음
스페셜티 로스터리·카페높음로스팅 날짜가 찍혀 있음맛을 아는 사람에게 줄 때
산지 시장 (바기오 등)저렴편차가 큼. 즉석 분쇄도 가능직접 보고 고르는 재미

순서를 추천하자면 이렇습니다. 여행 중에 마트나 로스터리에서 미리 사 두고, 공항은 빠뜨린 것을 채우는 용도로만 쓰십시오. 공항에서 급하게 사면 비싸고 선택지가 적습니다.

산지에서 사는 경우. 루손 북부 산악 지대를 여행한다면 현지 시장에서 원두를 직접 볼 기회가 있습니다. 그쪽 여행 정보는 바기오 여행에 있고, 시장에서 값을 묻고 사는 방식은 필리핀 재래시장 이용법이 참고가 됩니다.

봉지에서 무엇을 보나 — 고르는 기준 여섯 가지

① 로스팅 날짜

가장 중요합니다. "유통기한"이 아니라 "볶은 날" 을 보십시오. 원두는 볶은 뒤 시간이 지날수록 향이 빠집니다. 날짜가 아예 없는 제품은 언제 볶았는지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② 홀빈인가 분쇄인가

  • 홀빈(whole bean) — 향이 오래 갑니다. 받는 사람에게 그라인더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 분쇄(ground) — 편하지만 향이 빨리 빠집니다. 받는 사람이 커피 도구가 없다면 이쪽이 실용적입니다.
  • 매장에서 즉석 분쇄를 해 주는 경우, 추출 도구를 말해 주면 굵기를 맞춰 줍니다.

③ 품종과 산지 표기

앞서 말한 지명과 품종명이 적혀 있는지 봅니다. 정보를 밝히는 제품일수록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④ 로스팅 정도

  • 라이트~미디엄 — 산미와 향이 살아 있습니다. 핸드드립용
  • 다크 — 쓰고 묵직합니다. 우유를 타거나 진하게 마시는 사람용
  • 표기가 없으면 원두 색을 보십시오. 검고 기름이 배어 나오면 강배전입니다.

⑤ 포장 상태

  • 밸브(작은 원형 통기구) 가 달린 봉지가 좋습니다. 가스는 빠지고 산소는 안 들어옵니다.
  • 지퍼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뜯은 뒤 보관이 편합니다.
  • 종이봉투에 그냥 담아 주는 곳도 있습니다. 가져올 계획이면 밀폐 용기나 지퍼백을 따로 준비하십시오.

⑥ 무게와 개수

250g 단위가 선물로 적당합니다. 큰 봉지 하나보다 작은 봉지 여러 개가 나눠 주기 좋고, 받는 사람도 신선할 때 다 마십니다.

⚠️ 사향고양이 커피(알라미드)에 대해. 관광지에서 비싼 값에 팔리는 이 커피는 사육 방식을 둘러싼 동물 복지 문제가 오래 지적돼 왔습니다. 야생에서 채집했다는 표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글은 권하지 않습니다.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사 온 다음 — 반입과 보관

반입 규정

볶은 커피 원두는 일반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가공식품으로 취급됩니다. 다만 생두(볶지 않은 콩)는 식물 검역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념품으로 생두를 사는 경우는 드물지만, 산지 시장에서는 마주칠 수 있습니다.

⚠️ 검역·통관 규정은 바뀝니다. 양이 많거나 애매하다 싶으면 출발 전에 한국 관세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안내를 확인하십시오. 반입 한도 전반은 필리핀 면세 반입 한도에, 귀국 짐 정리는 귀국 짐 싸기에 정리돼 있습니다.

짐 싸는 요령

  • 수하물 안쪽에, 옷 사이에 넣으십시오. 봉지가 눌리거나 터지는 것을 막습니다.
  • 지퍼백에 한 번 더 넣으면 다른 짐에 커피 냄새가 배는 것을 막습니다.
  • 기압 차로 밸브 없는 봉지가 부풀 수 있습니다. 위탁 수하물이면 대개 괜찮지만, 미리 공기를 빼 두면 안전합니다.

보관

  • 냉장고 문칸에 넣지 마십시오. 온도 변화와 습기, 그리고 냄새를 먹습니다.
  •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 볶은 뒤 몇 주 안에 마시는 것이 향에는 가장 낫습니다. 선물이라면 받는 사람이 곧 마실 양으로 주는 편이 좋습니다.

선물 조합을 짠다면

한 사람에게 하나씩만 주는 것이 아니라면 성격을 나눠서 사는 편이 낫습니다. 음식 관련 다른 선택지는 음식 분류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받는 사람후보
커피를 진지하게 마시는 사람로스팅 날짜가 찍힌 홀빈 아라비카, 산지 표기가 있는 것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바라코(리베리카) — 다른 데서 구하기 어렵습니다
커피 도구가 없는 사람분쇄 원두 또는 드립백 형태
여러 명에게 나눠 줄 때3in1 스틱 대용량 — 부피 대비 개수가 많습니다
본인용마셔 보고 마음에 든 것 한 봉지 더

마지막 조언 하나. 사기 전에 그 자리에서 한 잔 마셔 보십시오. 로스터리나 카페에서 원두를 판다면 대개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맛을 확인하고 사는 것이 봉지 문구를 읽고 고르는 것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자주 묻는 것

Q. 필리핀 커피가 한국보다 싼가요?

A. 현지 마트의 일반 제품은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스페셜티 로스터리 원두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거나 더 비쌀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시기와 매장에 따라 다릅니다.

Q. 바라코는 어떻게 마시나요?

A. 진하게 내려 설탕이나 우유를 곁들이는 방식이 현지에서는 흔합니다. 향이 강해서 연하게 내리면 특징이 덜 살아납니다.

Q. 원두를 얼마나 가져갈 수 있나요?

A. 개인 소비 범위의 가공식품은 대개 문제가 없지만, 양이 많으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기준은 출발 전 관세 안내에서 확인하십시오.

Q. 공항에서만 사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비싸고 종류가 적으며 로스팅 날짜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 중에 미리 사 두는 편을 권합니다.

본 사이트의 정보는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현지 규정과 물가는 수시로 변동됩니다. 중요한 결정 전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